[화담일보 = 이하온기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벨라쿨라에서 산책에 나섰다가 실종된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즐리곰의 공격이 의심되는 가운데 야생동물 보호당국이 사건과 관련된 곰을 추적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가족은 제니퍼 발카러스(48)와 딸 셀라 리드(20)가 11월 1일 짧은 오후 산책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실종 신고됐다고 밝혔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야생동물보호관청(BCCOS)은 벨라쿨라의 산책로 일대에서 두 사람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보호관들과 캐나다 연방경찰(RCMP)이 수색에 나선 가운데 어머니는 월요일, 딸은 화요일에 각각 발견됐다. 당국은 현장 증거가 동물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으며, 그리즐리곰의 공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BCCOS의 제프 타이어 조사관은 모녀의 사망에 곰 한 마리가 관련됐는지, 여러 마리가 관련됐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국은 곰을 포획하면 사건 관련성을 평가할 방침이다. 타이어 조사관은 공격에 관여한 것으로 판명된 곰은 공공 안전을 위해 주정부의 인간·야생동물 충돌 대응 지침에 따라 사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획 자체만으로 처분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과의 관련성을 판단하는 절차를 거친다는 것이다.
발카러스의 형제 조시 발카러스는 CBC에 두 사람이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여러 취미를 함께 즐겼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하이킹에 나설 때면 딸도 늘 곁에 있었다고 회고했다. 가족의 장례비 마련을 위한 온라인 모금 안내에 따르면 발카러스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삶의 새 장을 열기 위해 최근 벨라쿨라로 이주했다.
그리즐리곰은 캐나다 연방법상 ‘특별 관심종’으로 지정돼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환경 정보기관은 이 곰을 주의 자연환경을 이루는 중요한 동물로 설명한다. 주 환경·토지·공원부는 주내 서식 개체 수를 1만~1만3000마리로 추정하고 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부처에 따르면 곰과 사람의 충돌은 곰이 갑자기 놀라거나 새끼와 먹이를 지키는 상황을 제외하면 비교적 드물다.
다만 최근에도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곰의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025년 10월 맥그리거산 일대에서는 그리즐리곰이 등산객 두 명을 다치게 했고, 이 가운데 한 명은 중상으로 이후 숨졌다. 해당 곰은 나중에 죽은 채 발견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벨라쿨라 지역에서 곰이 학교 단체를 공격해 11명이 다쳤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야생동물연맹(BCWF)은 주정부가 2017년 오락 목적의 그리즐리곰 사냥을 금지한 뒤 사람과 곰의 충돌 신고가 늘었다고 주장해 왔다. 제시 제먼 연맹 사무총장은 당시 사냥 압력이 사라지면 곰과 사람이 같은 공간을 차지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맹이 제시한 견해이며, 이번 모녀 사망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와 관련 곰의 수는 당국의 조사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