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기획1]보령시 국회의원 정책간담회, 건의 이후 누가 점검하나…“통합 이행관리 기준 없다”

- 국도·고속도로부터 해상풍력·태양광·석탄화력 지원까지…주요 현안 건의했지만 사업별 실제 진척은 별도 검증 필요

-보령시 “별도 총괄 관리체계·통합 이행점검 기준 미운영”…관계기관 회신·예산 반영·후속 일정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보령시는 2026년 10월 22일 열린 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를 실시했다.

[뉴스추적=취재본부] 보령시가 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를 통해 지역의 주요 현안을 건의했지만, 간담회 이후 건의사항 전체를 통합적으로 점검하는 별도 관리체계는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령시는 2026년 10월 22일 열린 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와 관련한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해 11월 2일 답변하면서, 해당 간담회는 개별 사업의 추진계획을 확정하거나 추진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가 아니라 국회 차원의 정책적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는 별도 총괄 관리체계나 하나의 통합 이행점검 기준을 운영하지 않으며, 각 사업은 소관 부서가 사업별 계획과 여건, 행정절차에 따라 추진한다고 밝혔다. 답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국도·고속도로, 에너지전환, 석탄화력 폐지지역 지원, 관광 활성화 등 지역의 중장기 과제가 한자리에서 논의됐지만, 간담회 이후 전체 건의사항의 진행 상황을 하나의 기준으로 점검하는 별도 체계는 없다는 것이 보령시의 공식 설명이기 때문이다.

 

다만 별도 통합 관리체계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이나 직무유기를 단정할 수는 없다. 각 부서가 개별 사업을 관리하는 행정방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볼 수도 없다. 문제는 부서별 추진과 별개로, 시민이 건의 이후의 행정 진행 상황과 실제 성과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공개 방식이 제시됐느냐는 점이다.

 

보령시 도로과는 국도77호선 국도대체우회도로 남포~신흑 구간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사업 구간은 남포면 읍내리에서 신흑동까지 약 7.1㎞, 2차로이며 총사업비는 국비 1,236억 원 규모다.

 

시 답변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2026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시는 2026년 말 국토교통부 도로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이 확정·고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으며, 간담회에서는 국가계획상 우선순위 반영과 2027년 실시설계 예산 확보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국가계획 최종 반영, 실시설계 예산 확보, 착공은 각각 다른 단계다. 예타 통과만으로 사업이 최종 확정됐거나 예산이 확보됐다고 볼 수 없다.

 

시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국가계획에 실제 반영됐는지, 사업 우선순위가 어떻게 결정됐는지, 2027년 실시설계 예산을 어느 기관에 얼마만큼 요구했으며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는지다.

 

보령~대전 고속도로는 약 70㎞, 4차로, 총사업비 약 3조8천억 원 규모로 제시됐다. 보령시는 제5차 국토종합계획과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에 보령·부여·보은축이 반영됐으며, 국토교통부가 2026~2030년 도로건설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반영 지원을 건의했다.

 

하지만 상위계획에 교통축이 반영됐다는 사실과 개별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확정됐다는 것은 다르다. 연구용역 진행 역시 구체적인 노선과 사업비, 착공 일정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업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과 정부의 공식 사업 결정 사이에는 타당성 검토와 계획 반영, 재정 검토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보령시는 관계기관의 공식 검토 의견과 구체적인 사업 추진 단계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보령시는 공공주도 해상풍력 집적화단지가 조건부 지정됐으며 1.3GW 규모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관협의회와 설명회, 간담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조건부 지정은 발전사업 인허가와 사업자 선정, 투자 확약, 계통연계, 착공이 완료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1.3GW 역시 현재 답변에 제시된 계획 규모다.

 

태양광 사업도 202MW 규모의 사업계획 수립을 완료했지만, 민간자본을 활용한 사업시행자 공모는 향후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사업계획 수립과 사업자 선정, 투자 확약, 인허가 완료는 구별해야 한다. 해상풍력은 어업활동과 해양환경, 해상교통, 군사적 제약, 송전망 확보 등 복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업이다. 

 

태양광 역시 부지 확보와 사업자 선정, 투자구조, 계통연계 등 실제 사업화를 위한 조건이 중요하다. 설명회나 간담회를 개최했다는 사실만으로 주민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됐다고 평가할 수 없다. 주민이 제기한 의견과 검토 결과, 반영 여부 및 미반영 사유가 확인돼야 한다.

 

보령시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와 고용 위축 등 지역경제 영향을 줄이기 위해 특별법 적용범위 확대와 미래대응기금 배분체계 개선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조기 폐쇄된 석탄화력발전소 지역도 특별법 지원대상에 포함하도록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 달라는 취지다. 미래대응기금도 발전소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을 고려해 배분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률 개정 건의는 법률 개정이 아니며, 기금 배분 개선 요구 역시 실제 배분 기준이나 보령시 지원액이 변경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령시가 어떤 법률 조항을 어떻게 바꾸자고 요구했는지, 현행 기금 배분 기준의 어떤 부분이 지역에 불리하다고 판단했는지, 이를 뒷받침하는 지방세수·고용·지역경제 분석자료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보령시는 2027년 보령 방문의 해와 제30회 보령머드축제를 준비하며 관련 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답변 당시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고, 방문객 목표와 성과측정 기준, 지역경제 효과 검증방안도 향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축제의 방문객 수와 입장권 판매실적을 관리하고 있으며, 2026년 입장권 구매자를 대상으로 보령사랑상품권 환급사업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문객 수와 입장권 판매량만으로 지역경제 효과를 입증할 수는 없다. 상품권 환급사업 역시 환급액과 실제 사용액, 사용지역, 업종별 소비, 숙박과 체류, 추가 소비 등을 확인해야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대규모 관광사업이라면 예산 투입에 앞서 방문객 목표뿐 아니라 체류시간, 숙박률, 지역 내 소비액, 소상공인 매출 연계 등 측정 가능한 성과지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보령시는 향후 예산 반영이나 제도 개선 등 성과가 도출되면 업무계획 등을 통해 추진상황이 공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답변에는 언제, 어떤 항목을, 어떤 기준으로, 어느 부서가 공개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사업이 지연되거나 추진되지 못한 경우 그 사유와 후속 대응을 시민에게 공개하는 방식도 확인되지 않는다.

 

정책간담회에서 건의한 내용이 실제 행정 성과로 이어졌는지 판단하려면 최소한 사업별 공식 건의서, 관계기관 접수 및 회신, 국비 요구와 예산 반영 내역, 국가계획 반영 여부, 사업계획과 인허가 기록, 법률·제도 개선 관련 공식 문서가 확인돼야 한다.

 

시민이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 내라는 것이 아니다. 이미 작성·보유하고 있는 행정기록을 통해 건의 이후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보령시는 간담회를 통해 지역 현안을 국회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간담회 개최 실적이 아니라 건의 이후의 공식 협의 결과와 예산·제도·사업 추진의 실제 변화다.

 

정책간담회는 건의로 끝나서는 안 된다. 건의 이후 무엇이 진행됐고, 무엇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지연됐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시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뉴스추적은 보령시의 사업별 공식 건의자료와 관계기관 회신, 예산 반영 내역, 추진 기록을 추가로 확인해 정책 건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는지 추적할 예정이다.

작성 2026.11.03 07:20 수정 2026.11.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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