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윤유담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 22선거구에서 민주당 진보 성향 후보 랜디 비예가스가 공화당 현역 데이비드 밸러다오를 꺾었다. 알자지라는 4일 보도에서 생활비 상승과 의료 지원 축소, 대규모 이민 단속이 주요 쟁점이 된 이번 선거에서 비예가스가 승리했다고 전했다.
비예가스는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로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에서 성장한 교육자다. 그는 3일 화요일 저녁 베이커즈필드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선거 결과를 ‘센트럴밸리의 역사적 승리’라고 표현했다. 부모의 희생이 자신이 미국을 믿는 이유라고 말하면서, 이번 승리는 개인이 아니라 지지자들이 함께 이룬 결과라고 강조했다.
선거운동의 중심에는 가계 부담과 의료 접근성 문제가 있었다. 비예가스는 물가 상승과 의료 지원 축소를 비판하며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상대인 밸러다오는 지역과 유대가 깊은 비교적 온건한 공화당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생활비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둘러싼 불만 속에서 의석을 지키지 못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도 지역의 핵심 쟁점이었다. 센트럴밸리 주민과 지역 관계자들은 농장 노동자와 가족 구성원들이 체포되면서 이민자·라틴계 공동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범죄자를 겨냥한다는 행정부의 설명과 달리 지역사회가 직접 단속의 영향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비예가스는 단속을 비판하면서 밸러다오가 ICE 예산의 대폭 증액을 지지한 점을 연결해 공격했다.
비예가스를 위해 라틴계 거주 지역에서 가가호호 방문 활동을 한 미국농장노동자연합(UFW) 조합원은 2일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그에게 투표한 것을 후회한다는 사람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서는 미국 유권자의 56%가 ICE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민 집행 방식에 대한 반감은 생활비 부담과 함께 이번 선거를 설명하는 배경으로 제시됐다.
비예가스는 본선에 앞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해야 했다. 경선 상대였던 재스밋 베인스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당내 주류 진영과 가까운 후보로,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인 이 지역에서 비예가스의 진보적 입장이 지나치게 왼쪽에 치우쳤다고 경고했다. 비예가스와 지지자들은 이에 맞서 생활비와 의료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의 선거운동에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이 지지를 보냈다. 노동조합 구성원들도 유권자 접촉과 투표 독려에 참여했다. 비예가스는 승리 연설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성 정치세력, 기업 정치활동위원회(PAC)의 자금,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를 이겼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과는 진보 후보가 전통적 지지 기반 밖의 접전 지역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민주당 내 논쟁과 맞닿아 있다. 초기부터 비예가스를 지지한 맨프리트 카우르 베이커즈필드 부시장은 이번 선거가 미국 곳곳에서 필요한 변화에 센트럴밸리도 동참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