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금지된 팔레스타인 액션, 유럽·캐나다로 직접행동 확산

이탈리아·프랑스서 무기 제조사 시설 점거와 출입 봉쇄

영국, 2025년 테러단체 지정 이후 관련 혐의로 최소 4000명 체포

미국 제재로 이탈리아 단체의 미국 기반 모금 플랫폼 이용 중단

[화담일보 = 정유겸기자] 영국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된 친팔레스타인 단체 ‘팔레스타인 액션’의 이름과 시위 방식이 유럽과 캐나다로 확산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11월 3일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기업을 겨냥한 시설 점거와 출입 봉쇄 등 직접행동이 영국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단체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네덜란드, 아일랜드, 스페인, 프랑스, 캐나다 등에 있다. 별도 명칭으로 활동하면서 팔레스타인 액션의 방식을 받아들인 조직도 있다. 이들은 투표나 로비, 법적 협상 등을 통한 간접 압박과 달리 무기 제조사와 관련 기업의 운영을 직접 방해하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2023년 11월 활동가들이 무기 제조사 레오나르도의 로마 본사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렸다. 같은 달 영국 에든버러의 레오나르도 공장 가동을 중단시킨 팔레스타인 액션 시위에서 영향을 받은 행동이었다. 팔레스타인 액션 이탈리아는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수만 명의 팔로어를 모았으며 레오나르도 시설을 여러 차례 점거했다. 다른 유럽 단체들과 직접행동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이탈리아 현지 활동가와 글로벌 수무드 플로틸라 이탈리아 관계자 등이 소형 선박 3척으로 군수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 ‘순다이드 X’를 가로막았다. 이 단체는 화물이 인근 시고넬라 해군 항공기지와 드론 거점에 공급되는 물자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공공질서를 방해한 혐의로 활동가들을 구금했다. 단체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액션과 기후운동 단체 ‘멸종저항’의 직접행동을 주요 영향으로 꼽았다.

 

프랑스에서는 보도 전주에 활동가 20여 명이 레쥘리스에 있는 사프란 데이터 시스템스 본사 출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직원 일부가 대피했고 업무가 약 3시간 차질을 빚었다. 이 회사가 속한 사프란 일렉트로닉스 앤드 디펜스는 전투기 부품을 생산하며, 2021년부터 이스라엘 무기 제조사 라파엘과 센서 기술 개발에 협력해 왔다.

 

시위를 공동 주도한 ‘스톱 아밍 이스라엘 프랑스’는 이스라엘용 군사장비 생산 기업과 관련 박람회를 주요 활동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액션이 프랑스 활동가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접행동에 따르는 법적 위험을 감수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다른 형태의 시위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보도 전주 팔레스타인 액션 캐나다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이스라엘 무기 제조사 엘비트의 현지 자회사 시설에 들어가 페인트를 뿌렸다. 별도로 2024년 몬트리올의 스코샤은행 지점을 점거했던 활동가들에 대한 기소는 최근 취하됐다. 이들은 은행의 엘비트 시스템스 투자를 반대했으며, 은행은 2026년 2월 해당 투자를 철회했다.

 

영국은 2025년 7월 팔레스타인 액션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이후 관련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최소 4000명이다. 여기에는 단체 지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대체로 평화적인 집회에 참가한 시위자 수천 명도 포함됐다. 팔레스타인 액션은 지정에 불복해 11월 4일 다시 법정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도 2026년 8월 팔레스타인 액션과 다른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을 제재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 단체는 미국에 기반을 둔 기부금 모금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이탈리아 단체 관계자 루카는 자국에서도 영국과 같은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작성 2026.11.04 01:01 수정 2026.11.0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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