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방폭행이라는 오해가 수사를 흔든다
회식 자리나 주차장, 직장 복도에서 벌어진 짧은 몸싸움이 며칠 뒤 경찰 출석 요청으로 이어지는 일이 적지 않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런 사건에서 실질적인 위험은 처벌 수위 자체보다 초동 진술 오류와 증거 확보 실패가 사건의 방향을 바꾼다는 데 있다. 손바닥으로 한 번 밀었을 뿐이라는 말이나 먼저 맞았다는 항변은 경찰 조사실에서 곧바로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
핵심은 누가 먼저 시작했는가만이 아니라 각자가 어떤 힘을 행사했고, 그 결과가 폭행인지 상해인지, 증거로 어느 정도 확인되는지다. 경찰 출석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처벌을 전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안심할 단계도 아니다.
형법상 폭행은 상대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성립할 수 있으며, 멍이나 상처가 없어도 수사 대상이 된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표된 형법 제260조 제1항은 폭행죄의 법정형을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규정한다.
같은 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폭행보다 훨씬 무겁다. 이 차이는 단순한 조문 비교를 넘어 합의의 효력, 송치 이후 사건 처리, 재판 전략 전반을 바꾸는 기준선이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쌍방폭행이라는 말은 법률상 죄명이 아니다.
서로 손을 댔다면 수사기관은 두 사람의 행위를 각각 나누어 평가한다. 한쪽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被疑者)가 되는 구조가 여기서 생긴다. 먼저 맞은 사람이 반사적으로 밀쳤다는 사정은 경위 판단에서 고려할 수 있지만, 반격 행위 자체를 지워 주지는 않는다.
주먹질과 밀침, 멱살잡이, 의자나 병 같은 물건 사용은 각각 다른 위험성을 낳고, 위험한 물건이 개입하면 형법 제261조의 특수폭행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수사 환경도 달라졌다.
LawNotes.kr에 게재된 김연순 국장의 법률실무노트는 2026년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이후 일반 폭행 사건에서 경찰 단계의 진술과 증거가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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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 변화가 모든 사건의 결과를 곧장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경찰이 작성한 조서와 확보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목격자 진술의 무게가 커진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공소청 검사는 경찰이 넘긴 사건을 기소할지 판단하고,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대신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구조로 정리됐다. 그 결과 첫 조사에서 정확히 말하지 못한 내용을 뒤늦게 고치는 일은 과거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정당방위는 시민의 상식보다 좁게 인정된다. 형법 제21조 제1항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여기서 법원은 공격을 막기 위한 필요성과 대응의 정도, 시간적 근접성, 싸움이 커진 경위를 함께 검토한다.
대법원은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맞은 뒤 되받아친 사안을 정당방위로 보지 않았다. 해당 판단은 대법원 2000년 3월 28일 선고 2000도228 판결에서 확인된다. 반대로 겉으로는 몸싸움처럼 보였더라도 실제로 한쪽이 일방적으로 공격했고 상대방이 벗어나려고 막은 사안에서는 처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 사례가 있다.
대법원 1999년 10월 12일 선고 99도3377 판결이 그 근거로 자주 언급된다. 과잉방위도 오해가 많다. 형법 제21조 제2항은 방위행위가 정도를 넘으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이는 처벌이 자동으로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야간 등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당황으로 정도를 넘은 경우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지만, 실제 적용은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리 판단된다. 경찰서에 가게 된 몸싸움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대응은 정당방위를 확신한 채 증거 없이 감정만 반복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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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묻는 것은 억울했는지가 아니라 그 순간 필요한 범위를 넘었는지다.
정당방위는 생각보다 좁게 인정된다
조사 전 준비는 생각보다 실무적이다. 다쳤다면 병원 진료기록과 진단서를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 상처는 사라지고 통증은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현장 CCTV는 상가와 아파트, 주차장마다 보관 기간이 다르고, 김연순 국장의 법률실무노트에서도 짧은 보관 기간을 이유로 신속한 확보 요청을 강조했다. 목격자가 있다면 연락처를 남기고, 당시 시간과 장소, 먼저 나온 말, 신체 접촉의 순서를 시간표처럼 정리해야 한다.
상대방에게 따지기 위해 직접 연락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통화 녹음이나 문자메시지가 협박, 회유, 2차 다툼의 증거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에서는 말하지 않을 권리와 말한 뒤 책임질 의무가 동시에 존재한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피의자신문 전에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도록 정한다. 피의자는 진술하지 않거나 특정 질문에 답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자체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다만 스스로 한 진술은 조서에 남고 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다. 기억이 흐릿한 부분을 추측으로 채우면 이후 CCTV나 상대 진술과 충돌할 때 신뢰를 잃는다.
조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문장을 읽어야 하고, 실제 말한 취지와 다르면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변호인 참여는 신청을 통해 이뤄지며, 형사소송법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 참여를 보장하는 구조를 둔다.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중이라도 부당한 신문방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합의는 폭행과 상해에서 전혀 다른 효과를 낸다. 단순 폭행은 형법 제260조 제3항의 반의사불벌죄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으며, 이미 재판에 넘겨진 경우에도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그 뜻을 밝히면 공소기각 결정이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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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라 한 번 표시한 처벌불원의 뜻은 다시 뒤집기 어렵다.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합의가 있더라도 공소청 검사가 기소할 수 있고 법원이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특수폭행 역시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합의서에는 처벌불원 문구와 민사상 손해배상 정산 범위를 구분해 작성해야 하며, 압박을 느낀다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피해자 입장에서도 절차를 알아야 한다.
경찰이 사건을 공소청에 넘기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했다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을 검토해야 한다. 김연순 국장의 법률실무노트는 이의신청서를 공소청이 아니라 사건을 수사한 사법경찰관이 속한 경찰관서의 장에게 제출한다고 설명한다. 수사 개시 후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증거조사 등 실질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지연에 대한 문제 제기도 가능하다.
이 절차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통로라기보다 기록을 다시 움직이는 제도적 장치다. 기한 계산을 놓치면 내용이 아무리 설득력 있어도 절차상 불리해진다. 반론도 있다.
사소한 밀침까지 형사절차로 끌고 가면 생활 갈등에 국가 형벌권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결과가 생긴다는 주장이다. 이 문제 제기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한국 형사절차에서 몸싸움 사건은 이미 민사상 손해배상, 직장 징계, 임대차·이웃 갈등, 온라인 평판 문제와 연결된다. 형사사건으로 번진 뒤에야 사소한 일이었다고 말하는 방식은 위험을 줄이지 못한다.
오히려 초기 단계에서 폭행과 상해, 반의사불벌죄와 비반의사불벌죄, 정당방위와 과잉방위의 경계를 정확히 이해해야 불필요한 처벌과 과잉 고소를 함께 줄일 수 있다.
진술·증거·합의가 사건의 갈림길이다
본지 추가 분석에 따르면, 해외와 비교해도 한국의 과제는 처벌 강화보다 절차 이해에 가깝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폭행 사건에서 체포 여부, 보호명령, 접근금지, 민사 배상 절차가 지역별로 다르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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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형법 조문과 형사소송법 절차가 비교적 촘촘하지만, 일반 시민이 경찰 조사 전에 이를 체계적으로 익히기는 어렵다. LawNotes.kr 같은 법률 정보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자가진단 도구가 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만 자가진단은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보조 수단이지 법률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몸싸움 사건에서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은 진술의 정확성, 증거의 원본성, 합의 문구의 법적 효과다.
몸싸움 사건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기록의 문제다. 먼저 맞았다는 말은 출발점일 수 있으나, 내가 한 행동을 설명하지 못하면 방어 논리가 무너진다. 경찰서 연락을 받았다면 병원 기록, CCTV 확보 요청, 목격자 정보, 시간순 메모, 조서 확인, 변호인 참여 여부를 차례로 점검해야 한다.
화해가 필요할 때도 합의서 문구와 제출 시점을 따져야 한다. 순간의 분노가 남긴 몇 초의 접촉을 어떤 법적 기록으로 남길 것인가.
원천 자료에 없는 분석 부분은 본지 분석 또는 본지 추가 분석으로 구분해 서술했다. 법률·규제 관련 사항은 개별 사실관계와 시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개인의 법률 자문, 소송 전략, 수사 대응 결정을 대체하지 않는다. 몸싸움 사건의 조문 적용과 판례 효과는 상처의 정도, 행위 순서, 증거 상태, 합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찰 조사나 고소, 이의신청, 합의서 작성이 필요한 경우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고 법제처, 대법원, 공소청·경찰의 최신 공식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FAQ
Q. 먼저 맞았는데도 피의자가 될 수 있나
A. 될 수 있다. 수사기관은 먼저 맞았는지와 별개로 이후 되받아친 행위가 폭행이나 상해에 해당하는지 따로 판단한다. 대법원 2000도228 판결은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 먼저 맞고 되받아친 경우를 정당방위로 보지 않았다.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현재의 부당한 공격을 막기 위한 필요 범위 안에 있어야 하고, 시간적 근접성과 대응 강도가 모두 검토 대상이 된다. 조사 전에는 감정적 설명보다 행위 순서, 접촉 방식, 부상 정도, CCTV 존재 여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편이 실질적으로 유리하다.
Q. 단순 폭행 합의는 언제까지 해야 효력이 있나
A. 단순 폭행은 반의사불벌죄(형법 제260조 제3항)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다. 그 의사표시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이뤄져야 공소기각 효력이 생기며, 한 번 표시하면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라 번복할 수 없다. 항소심 단계의 합의는 양형에 참작될 수 있지만 공소기각 효과와는 다르다. 합의서에는 처벌불원 문구와 민사상 손해배상 정산 범위를 반드시 구분해 적어야 나중에 분쟁이 생기지 않는다.
Q. 경찰 조사 전에 가장 먼저 확보할 자료는 무엇인가
A. 부상이 있다면 진단서와 진료기록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고 부상 정도를 입증하기 어려워진다. CCTV는 보관 기간이 짧은 곳이 많으므로 경찰에 영상 확보를 즉시 요청해야 하며, 요청 사실을 별도로 메모해 두는 것이 좋다. 목격자 연락처와 사건 당시 시간순 메모도 조사에서 진술의 일관성을 지키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다. 상대방에게 직접 항의하는 연락은 녹음이나 메시지 형태로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알림] 본 기사는 법률·규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법률적 자문을 대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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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법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칼럼정보제공]
법무법인 미성 장영근 대표변호사 사무실
김연순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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