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추적=황규문 기자] 보령 공군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호소하는 피해는 정치권의 현장 방문 한 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11월 1일 더불어민주당 보령서천지역위원회 신현성 지역위원장과 지역구 의원들이 갓배마을과 독산1리를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주민들은 장기간 이어진 사격장 소음, 야간사격에 따른 수면 방해, 낙탄 피해 우려, 충분하지 않은 보상, 이주 지원 등 실질적인 대책의 부재를 호소했다.
신현성 지역위원장은 보령시에 공군사격장이 두 곳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역에 집중된 부담과 주민 희생의 문제를 제기했고, 정부와 국회를 통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 확인된 것은 주민들의 피해 호소와 정치권의 문제 제기다. 관계기관의 실제 대응 실적과 피해 해소 여부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의 최종 판단은 현장 방문의 의미가 아니라 앞으로 공개될 행정기록과 실제 개선 결과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첫 번째 쟁점은 주민 피해를 얼마나 정확하게 조사했는가. 사격장 소음 피해를 해결하려면 먼저 피해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소음 측정 위치와 시간, 측정 횟수, 야간사격에 따른 소음 수준, 주민 피해 조사 결과 등이 확인돼야 한다.
특히 주민들이 장기간 피해를 호소해 왔다면 관계기관이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피해를 조사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어떤 조치를 결정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피해 조사 자체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두 번째 쟁점은 낙탄 우려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는 작동하고 있는가. 주민들이 제기한 낙탄 피해 우려는 소음 문제와 구분해 다뤄야 한다. 실제 낙탄 발생 여부와 사고 기록, 위험지역 관리, 안전점검, 주민 통보 및 대피 체계 등을 확인해야 한다.
실제 사고가 발생했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낙탄 피해를 확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명과 재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우려하고 있다면 관계기관은 위험성 평가와 안전관리 조치의 적정성을 설명해야 한다. 안전대책은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위험을 확인하고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세 번째 쟁점은 보상과 이주 지원은 주민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가. 주민들은 피해에 상응하는 보상과 이주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상제도가 존재하는지 여부만이 아니다. 실제 보상 대상과 제외 기준, 신청 및 지급 현황, 피해 인정 범위, 이주 지원 검토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피해가 장기간 누적된 주민들의 현실을 현재 보상 기준이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보상 기준이 주민들의 실제 피해와 괴리가 있다면 제도 개선 요구가 뒤따라야 한다.
네 번째 쟁점은 보령시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보령시 역시 책임의 범위와 역할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공군사격장의 운영과 군사훈련에 관한 직접적인 권한은 군 당국 등 해당 기관에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피해를 파악하고, 관계기관에 개선을 요구하며, 가능한 행정적 지원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보령시는 다음 사항을 공개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 공군사격장 관련 주민 피해 민원 접수 및 처리 현황
▲ 군 당국 및 중앙정부와의 협의·건의 내역
▲ 소음 및 안전 피해 조사와 관련한 행정자료
▲ 주민 보상 및 이주 지원 관련 검토·협의 기록
▲ 기존 개선 요구에 대한 관계기관의 회신과 후속 점검 결과 등 이러한 자료가 없다면 행정 대응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자료가 있다면 실제로 주민 피해를 얼마나 줄였는지 검증해야 한다.
다섯 번째 쟁점은 정치권의 약속은 언제 실행되는가. 신현성 지역위원장은 정부와 국회를 찾아 적극적인 대책과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정치권의 추가 방문이나 일회성 간담회가 아니다.
정부와 군 당국에 요구할 구체적인 개선안,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 추진 여부, 보령시의 후속 행정계획, 주민들과의 협의 일정이 공개돼야 한다. 현장 방문을 통해 제기된 문제들이 공식적인 건의와 협의로 이어졌는지, 관계기관이 어떤 답변을 내놓았는지, 실제 개선 조치가 시작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과정이 공개되지 않는다면 이번 방문 역시 주민들의 고충을 듣는 데 그쳤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뉴스추적 최종 판단: 주민의 피해 호소가 아니라 행정의 대응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국가 안보를 위한 공군사격장 운영에 따른 부담을 왜 특정 지역 주민들이 장기간 감내해야 하며,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군 당국, 보령시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 군사시설 운영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과 주민 피해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가 안보라는 이유만으로 주민의 소음 피해와 안전 우려, 생활환경 악화에 대한 설명과 개선 책임까지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또한 보령에 공군사격장이 두 곳 있다는 지역위원장의 문제 제기 역시 다른 지역의 시설 운영 현황과 이전·폐쇄 사유, 보령의 운영 조건을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검증돼야 한다.
뉴스추적은 이번 사안을 정치권의 방문 소식으로 마무리하지 않는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로 정리해 본다.
▲ 주민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조사자료와 안전관리 기록이 존재하는가.
▲ 정부와 군 당국, 보령시가 각자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했고 실제 피해 저감 효과가 있었는가.
▲ 보상과 이주 지원을 포함한 장기적인 해결 방안이 구체적인 일정과 실행계획으로 마련되는가.
이 세 가지에 대한 답변이 없다면 주민 피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게 된다.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위로가 아니라 소음 저감, 안전 확보, 합리적인 보상, 실현 가능한 이주 대책이다. 행정과 정치권은 약속이 아니라 결과로 책임을 증명해야 한다.
뉴스추적은 관계기관의 공식 자료와 후속 조치, 주민 피해 개선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