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대 교수의 대장장인] “항문 옆에 혹이 만져져요”…치질 연고 바르기 전 확인해야 할 것들

갑자기 생긴 아픈 덩어리는 혈전성 외치핵 가능…통증과 경과에 따라 치료 결정

붓기·열감·고름 동반되면 항문농양 평가…연고나 항생제만으로 해결 어려울 수 있어

피부꼬리·곤지름·항문암도 감별 필요…커지거나 출혈하는 병변은 진료받아야

 

항문 옆에서 평소 없던 덩어리가 만져지면 치질부터 떠올리기 쉽다. 약국에서 연고를 구해 바르거나 민망하다는 이유로 진료를 미루기도 한다. 하지만 항문 주변의 혹은 원인이 다양하고, 필요한 치료도 서로 다르다.

 

유튜브 ‘대장장인 Colonsmith’ 영상에서 한윤대 교수는 항문 주변에 만져지는 병변을 혈전성 외치핵, 항문농양과 치루, 피부꼬리, 곤지름, 항문암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제공된 자막에서 강조한 것은 혹의 존재만으로 치질이라고 판단하지 말고, 통증과 열감·분비물·출혈 등 동반 증상을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갑자기 아픈 덩어리…혈전성 외치핵일 수 있어

항문 바깥쪽에 갑자기 덩어리가 생기고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혈전성 외치핵이 원인일 수 있다. 항문 피부 아래 외치핵에 혈전, 즉 피떡이 생긴 상태다.

 

다만 아픈 혹이 생겼다고 모두 즉시 절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대장항문학회(ASCRS)는 혈전성 외치핵의 통증이 심하면 국소마취 후 치핵이나 혈전을 제거하는 처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통증 정도, 호전 여부 등을 바탕으로 의료진이 치료를 결정한다. fascrs.org

 

영상에서도 앉기 어려울 만큼 통증이 심하다면 참기보다 진료받을 것을 권했다. 집에서 혹을 바늘로 찌르거나 짜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붓고 뜨겁고 고름까지…항문농양은 신속한 평가 필요

항문 주변이 붓고 누르면 아프거나 열감이 느껴진다면 농양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항문농양은 주로 항문샘의 감염과 관련해 고름이 고인 상태로, 발열이나 오한이 동반되기도 한다.

 

ASCRS는 항문농양의 치료로 대부분 배농, 즉 고름을 빼내는 처치가 필요하며 항생제만으로 이를 대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면역 기능이 저하됐거나 감염이 넓게 퍼진 경우에는 항생제와 입원치료 등을 추가로 고려한다. fascrs.org

 

겉에서 큰 혹이 보이지 않아도 깊은 곳에 농양이 있을 수 있다. 항문 안쪽의 통증이나 압박감이 심한데 외관상 변화가 적다는 이유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fascrs.org

 

같은 자리가 붓고 터지기를 반복한다면…치루 확인

항문 주변의 작은 구멍에서 고름이나 진물이 나오고, 같은 자리가 붓다가 가라앉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치루를 확인해야 한다. 치루는 항문 안쪽과 바깥 피부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긴 상태다.

 

농양을 배농한 뒤에도 치루가 남거나 이후 발견될 수 있다. 고름이 빠져 통증이 줄었다고 원인이 모두 해결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ASCRS는 치루가 있을 때 통증·붓기·분비물이 반복되고 중간에는 나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fascrs.org

 

치료 방법은 통로와 항문괄약근의 관계, 기저질환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크론병 관련 치루 등은 별도 치료계획이 필요할 수 있어 모든 치루에 같은 수술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말랑하게 늘어진 피부…피부꼬리는 불편 정도에 따라 관리

항문 주변에서 부드럽게 늘어진 피부가 만져진다면 피부꼬리일 수 있다. 혈전성 외치핵이 가라앉은 뒤 늘어난 피부가 남는 경우도 있다. fascrs.org

 

영상에서는 이러한 피부가 배변 후 세정을 어렵게 하거나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꼬리로 확인된 병변은 불편 정도에 따라 관리나 제거 여부를 상의할 수 있다.

 

다만 본인이 만져본 느낌만으로 피부꼬리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 새로 생겼거나 모양이 변하고 출혈·통증이 동반된다면 다른 병변과 구분하는 진찰이 필요하다.

 

오돌토돌 번지는 병변…곤지름 치료는 한 가지가 아냐

항문 주변에 작은 사마귀 모양의 병변이 여러 개 생기거나 점차 늘어난다면 HPV 감염에 의한 곤지름을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인 치질 연고로 치료하는 질환은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곤지름의 크기와 개수, 위치, 환자 선호 등을 고려해 바르는 약과 냉동치료, 절제·전기소작 등 여러 방법 중 치료를 선택하도록 안내한다. 영상에서는 제거 시술을 소개했지만, 모든 환자가 반드시 같은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STI Treatment Guidelines

 

병변을 제거해도 재발할 수 있으며, 제거만으로 HPV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곤지름을 주로 일으키는 HPV 유형과 암을 일으키는 고위험 유형은 구분된다. 곤지름이라는 이유만으로 곧 암으로 진행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STI Treatment Guidelines

 

커지거나 잘 낫지 않는 혹…항문암도 감별해야

항문 주변의 혹이 모두 암은 아니다. 그러나 계속 커지거나 잘 낫지 않는 병변, 반복되는 출혈과 통증은 진찰이 필요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항문암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항문 주변 덩어리와 항문·직장 출혈 등을 안내한다. NCI

 

딱딱하거나 불규칙하다는 느낌만으로 암을 확진할 수도, 부드럽거나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배제할 수도 없다. 의료진이 의심되는 병변을 확인하면 조직검사 등 필요한 절차를 통해 진단한다. Mayo Clinic

 

민망함 때문에 미루기보다…증상에 맞는 진찰부터

진료에서는 혹이 언제 생겼는지, 갑자기 아팠는지, 고름이나 피가 나오는지, 같은 부위에서 반복되는지 등을 확인한다. 눈으로 살피는 진찰과 함께 환자 상태에 따라 직장수지검사, 항문경검사, 영상검사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검사 전에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특히 통증과 붓기가 빠르게 심해지거나 발열·오한이 동반되면 신속히 진료받아야 한다. 항암치료 등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해당 사실도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

 

항문 주변의 혹은 크기보다 원인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다. 치질 연고로 버티거나 인터넷 사진과 비교해 결론 내리기보다, 새로운 혹이나 지속되는 변화가 있다면 대장항문외과에서 확인하는 것이 적절한 치료로 이어지는 출발점이다.

 

자료: 사용자 제공 ‘대장장인 Colonsmith’ 영상 자막, 미국대장항문학회(ASCRS) 치핵·항문농양·치루 안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곤지름 치료지침,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항문암 증상 안내.

작성 2026.10.28 10:47 수정 2026.10.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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