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5070 걷기 혁명 ②]

① 종아리, 중력을 거슬러 혈액을 돌려보내다

② 혈관은 단순한 호스가 아니라, 흐름을 느끼는 조직이다

③ 혈관을 위한 걷기,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끊는 것부터

[기획연재|5070 걷기 혁명 ②]

걸으면 혈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① 종아리, 중력을 거슬러 혈액을 돌려보내다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다리가 무겁고 발목이 붓기도 한다. 움직이지 않는 동안에도 심장은 계속 뛰는데, 왜 이런 불편함이 생길까? 혈액순환은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는 일뿐 아니라, 몸 구석구석을 지난 혈액이 다시 돌아오는 과정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 있을 때 다리의 정맥혈은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이 혈액이 심장 쪽으로 돌아오는 것을 돕는 장치가 종아리 근육과 정맥 안의 판막이다. 걸을 때 근육이 수축하면 주변 정맥을 압박해 혈액을 밀어내고, 판막은 혈액이 아래로 역류하는 것을 줄인다.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서 근육 펌프가 작동하는 것이다. 실제 보행 중 정맥의 압력과 혈류를 측정한 연구에서도 이러한 기능이 확인됐다. 

 

종아리를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역할을 표현한 비유다. 심장을 대신한다는 뜻은 아니다. 가만히 서 있기와 걷기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활동 모두 체중을 지탱하지만, 걷기에는 근육의 규칙적인 수축과 이완이 더해진다.

 

② 혈관은 단순한 호스가 아니라, 흐름을 느끼는 조직이다

 

걷기의 효과는 정맥에만 머물지 않는다. 움직이는 근육에 산소와 연료를 공급하려면 동맥을 통한 혈액 공급도 조절돼야 한다. 이때 혈관 안쪽을 덮고 있는 얇은 세포층인 ‘혈관내피’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액이 흐르면 혈관내피 표면을 스치는 힘이 생긴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전단응력’이라고 부른다. 물이 흐를 때 물길의 표면에 힘이 전달되는 것과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다. 다만 혈관은 수동적인 관이 아니다. 내피세포는 흐름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세포 안의 생물학적 신호로 바꾼다.

 

그 과정에 관여하는 물질 중 하나가 산화질소(NO)다. 혈관내피에서 만들어지는 NO는 혈관을 둘러싼 평활근의 이완에 관여한다. 사람의 팔 근육을 반복적으로 수축시킨 실험에서도 혈류와 전단응력 증가에 따라 NO 생성 효소인 eNOS의 활성과 관련된 변화가 관찰됐다. PMC

이 연구가 특정 시간만 걸으면 누구나 같은 양의 NO를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몸의 움직임이 혈액의 흐름을 바꾸고, 그 흐름이 다시 혈관에 신호를 준다는 원리를 보여준다. 한 걸음은 다리의 이동인 동시에 혈관이 반응할 기회를 만드는 활동이다.

 

③ 혈관을 위한 걷기,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끊는 것부터

 

이러한 원리를 알면 걷기를 단순한 거리 경쟁으로 볼 필요가 없어진다. 하루 종일 거의 움직이지 않다가 저녁에만 먼 거리를 채우기보다, 일상에서 움직일 기회를 자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라이프코드50은 걷기를 식사와 수면처럼 하루의 생활리듬에 포함할 것을 제안한다. 책을 읽거나 TV를 보며 오래 앉아 있었다면 잠시 자세를 바꾸고, 여건이 되면 집 안이나 복도를 편안하게 걸어보자. 걷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앉은 자세로 발목을 부드럽게 움직이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처음부터 빠르게, 멀리 걸을 필요는 없다. 현재 체력과 관절 상태에 맞는 속도에서 시작하고, 통증이나 지나친 피로가 없는지 살피며 늘려야 한다. 다리가 붓는 원인도 다양하므로 모든 부종을 운동 부족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한쪽 다리가 갑자기 붓고 아프다면 걷기로 풀려고 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걷기는 막힌 혈관을 씻어내는 청소 도구가 아니다. 근육 펌프를 사용하고 혈관의 정상적인 조절 기능을 뒷받침하는 생활 실천이다. 오늘의 작은 움직임이 내일도 이어질 수 있도록, 무리 없이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주 한 걸음|**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알아차렸다면 잠시 일어나 편안하게 걸어보자. 

Life-code50 기획연재 5070걷기 / https://www.lifecode50.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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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20 11:34 수정 2026.10.2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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