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8조 원대 해킹부터 PHP 취약점까지…세계 사이버 보안 경고

바이낸스에서 약 63억 달러 가상자산 무단 유출…출금 재개 후에도 대규모 순유출

FBI, 북한 연계 해킹 조직 TraderTraitor를 배후로 지목

PHP 보안 패치 배포 이후 기업·기관의 업데이트와 시스템 점검 중요성 부각

[화담일보=고여경기자]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와 금융기관, 공공 웹사이트를 겨냥한 해킹 위협이 이어지면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3억 달러(약 8조4천억 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무단 유출된 데 이어, 전 세계 웹사이트에서 널리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도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 이에 각국 보안기관과 금융당국은 긴급 대응에 나섰으며, 디지털 금융과 공공서비스 전반의 보안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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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 화면.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가상자산 해킹 사고로 글로벌 디지털 금융시장의 보안과 신뢰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사진=Behnam Norouzi/Unsplash

바이낸스 해킹과 북한 연계 조직의 개입

 

지난 10월 29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3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이 무단 인출되는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바이낸스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엔지니어의 업무용 노트북이 해킹당하고 거래 승인 시스템의 취약점이 악용된 정황과 관련이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0월 31일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인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다. FBI는 해당 조직이 탈취한 가상자산을 이더리움 등으로 전환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으며, 관련 가상자산 사업자들에게 의심 거래에 대한 감시와 차단을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해킹을 통한 자산 탈취뿐 아니라 이후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가상자산은 국가 간 이동이 빠르고 여러 거래소와 블록체인 서비스를 거칠 수 있어 자금 추적과 동결, 회수 과정에서 국제적인 협력이 중요하다.

 

바이낸스는 해킹으로 인한 재정적 손실을 이용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회사가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용자 자산의 보전과 해커가 탈취한 자산의 실제 회수는 구분해야 한다.

 

연합뉴스가 11월 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11월 1일(현지시간) 입출금을 단계적으로 재개했다. 이후 한국시간 2일 0시 30분까지 약 46억4천900만 달러가 출금되고 약 10억1천만 달러가 입금돼 약 36억4천만 달러(약 4조8천500억 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당시 바이낸스 총운용자산의 약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킹 사고 이후 출금 재개에도 상당한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거래소 보안과 이용자 신뢰가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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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화면에 표시된 프로그래밍 코드. PHP에서 발견된 보안 취약점으로 웹사이트 운영자들의 보안 업데이트와 시스템 점검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사진=Daniil Komov/Pexels

국내 금융당국도 긴급 대응…거래소 보안 점검

 

바이낸스 해킹 사고는 해외 거래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보안 체계를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YTN은 11월 2일 금융위원회가 국내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보안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원화 거래소 관계자들이 참여했으며, 금융당국은 전산 시스템 접근 통제와 관리자 권한 관리, 가상자산 보관 체계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특히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로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핫월렛과 인터넷에서 분리된 콜드월렛의 관리 문제가 주요 대응 과제로 다뤄졌다. 금융당국은 이용자 자산의 콜드월렛 보관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해킹 사고 발생 시 고객 피해를 줄이기 위한 보험과 준비금 추가 적립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입출고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보안 대응 인력 확보, 비정상적인 접근 시도에 대한 대응 체계 강화도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5일 금융감독원과 관계부처 등이 참여하는 전 금융권 침해사고 점검회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TN은 국내에서도 빗썸의 개인정보 유출과 가상자산 거래소 프라뱅의 자산 유출 등 보안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뿐 아니라 금융회사 전반의 정보보호 체계와 사고 대응 능력을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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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시스템을 점검하는 모습.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은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 접근 통제와 보안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사진=Christina Morillo/Pexels

PHP 취약점 발견과 보안 패치 배포

 

가상자산 거래소뿐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웹 인프라에서도 보안 위협이 확인됐다.

 

지난 10월 21일 PHP 개발팀은 인증되지 않은 공격자가 원격으로 악성 코드를 실행할 가능성이 있는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 두 건을 수정한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PHP는 웹사이트와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서버 측 프로그래밍 언어로, 웹 기술 분석업체 W3Techs 자료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프로그래밍 언어를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 가운데 약 75%가 PHP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취약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코드 분석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그인이나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외부에서 서버에 접근해 임의의 코드를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상 위험성이 제기됐다.

 

취약점이 공개된 이후 PHP 개발팀은 긴급 보안 패치를 배포했으며, 국내외 보안기관도 관련 시스템의 업데이트를 권고했다.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기업과 기관에 PHP 버전 확인 및 보안 업데이트 적용을 당부하고 민간 분야 사이버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패치가 공개되면서 웹사이트 운영자와 기업, 공공기관은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공식적인 조치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각 기관은 시스템 버전을 확인하고 보안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해킹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패치가 공개됐다는 사실이 모든 웹사이트의 업데이트 완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적용 여부와 침해 흔적에 대한 점검이 중요하다.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유럽 사이버보안 기관 등도 취약한 시스템에 대한 즉각적인 보안 조치를 권고했다. 특히 업데이트가 어려운 시스템은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인터넷 연결을 차단하거나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술 발전과 함께 중요해지는 사이버 보안

 

최근 발생한 해킹 사례들은 사이버 공격이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금융자산과 공공서비스, 기업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AI 기술은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고 분석하는 데 활용되면서 사이버 보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반면 동일한 기술이 공격자의 취약점 분석과 공격 준비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속적인 보안 관리가 요구된다.

 

기업과 기관은 보안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기적인 시스템 점검과 보안 업데이트, 접근 권한 관리, 자산 보관 체계 개선 등을 통해 사전 예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국제적으로도 해킹 조직의 활동을 추적하고 탈취 자금의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국가 간 정보 공유와 수사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바이낸스 해킹과 PHP 취약점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발생했지만 디지털 시스템의 보안 취약성이 금융시장과 사회 기반시설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디지털 기술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사이버 보안은 기업과 기관의 선택적인 관리 항목을 넘어 사회적 신뢰와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작성 2026.11.03 09:00 수정 2026.11.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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