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잘 다녀오세요

민은숙

 

잘 다녀오세요

 

 

컨베이어 벨트가 굴린 너를 물고

조각난 구름

얕은 수면 위로 허우적거린다

 

별을 헹구다 벌을 받는, 숨 가쁜 아이

 

쾌활한 오토바이를 풀어놓고 간다

 

박자가 놓친 왈츠 입고

꿈의 결로를 떠도는 캉캉

마스카라 동이 난 눈에 차오른다

 

별 그램이 잠복한 체온

털어낸 네 기분마저 실시간 업로드되고

중력은 자꾸만 수렁으로 당기는데

배턴 없는 너는 멈출 수가 없다

 

끊어질 줄을 쥔 채 잠들면 익사하기 쉽다고

너는 말했다

물 한 모금 삼키면 될 일처럼

 

제철 맞은 샴페인 높이 들고 들뜬

파티를 맴도는 별

키가 작아진다

 

밑바닥에서 올려 보는 너는 해맑지만, 가장자리가 축축해서

뺨을 쓸었다

 

립글로스 바르고 문을 나서는 아이

 

노란 중앙선이 간밤의 빗물을 따라간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제3회 문학뉴스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2024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지도 강사

꿈다락학교 시 창작 강사

문화재단 & 예술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 sylvie70@naver.com

작성 2026.10.28 08:22 수정 2026.10.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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