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콜로지코리아 블랙박스]
경기도 고양시 산황동 스프링힐스 골프장 18홀 증설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15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산황산의 자연 생태계와 마을 공동체를 지켜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반면 증설 찬성 측은 이곳이 본래 산황동의 이름 없는 작은 야산이며, 산황산이라는 명칭 역시 골프장 증설 반대 측이 도심 속 허파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며 골프장 증설을 통해 쓰레기와 무연고 묘지로 뒤덮인 야산의 환경을 정비하고 일자리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이 갈등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사업기간만료일인 오는 12월 31일을 앞두고 사업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고양시, 그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산황동에서는 또 한 번 서로 다른 목소리가 부딪혔습니다.
지난 10월 24일 산황동 느티나무 앞에서는 고양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제8회 산황산 고천제’가 열렸습니다.
고천제는 하늘에 고하는 의식입니다.
행사에서는 600년 이상 된 것으로 전해지는 용뿔 느티나무와 산황산의 보존 가치를 되새기고 골프장 증설 백지화를 촉구하는 고천문이 낭독됐습니다.
최경순/공양왕고릉제전위원회장
10월 24일 용뿔 느티나무를 지키는 시민 모임은 감히 하늘과 땅에 고합니다.
또한 민경선 고양시장에게 산황산 보존을 위한 행정적 판단을 촉구하며 기존 행정 절차를 바로잡고 그린벨트의 공익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정/고양환경운동연합 의장
고양시 중심지의 건강한 그린벨트로서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하는 산황산을 골프장으로 전환시킨 2011년의 위법한 행정을 바로잡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이 현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심송학/산황동골프장증설찬성시민연대
확실하게 이 행사의 목적이 산황동 골프장하고 직접적인 연계를 갖고 반대를 더 강하게 하는 어떤 그런 시발점으로 만들자 라는 게 저는 상당히 아쉬운 대목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제사와 그 환경운동에 대한 부분들을 구분을 못하고 굳이 이렇게 얘기를 해야 되는지 그거는 많이 좀 아쉽네요.
산황동에서 나고 자란 70년 토박이 김태권 주민대표 역시 주민들과의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김태권/산황동 주민대표
사실은 우리 산황동 주민하고의 소통이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이렇게 단독적으로 자기네들이 임의적으로 와 가지고 우리한테 마을에서 통보도 안 하고 이렇게 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아쉬움이 많고요.
너무 화가 납니다.
이제 관심은 고양시의 행정적 판단으로 향합니다.
지난 10월 13일 열린 고양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장윤정 의원은 사업기간 연장 문제를 제기하며 사업자의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에 대한 시의 입장을 물었습니다.
장윤정/고양시의원
사업자들은 만약에 이것을 연장해 주지 않으면 그러니까 12월 31일까지가 기간만료사업인데 연장해 주지 않으면 고양시를 향해서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박문희/고양시도시혁신국장
예 저희는 그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라고 답변을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저기 사업 시행자가 저희한테 신청을 한 게 맞습니다.
맞고요. 저희가 관련 서류 검토하고 그 미비한 부분에 대해서 보완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완 및 검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같은 날 장윤정 의원의 질의에 대한 민경선 고양시장의 답변에서는 사업을 둘러싼 복합적인 이해관계와 신중한 검토 원칙이 강조됐습니다.
민경선/고양시장
본 사업은 지역 주민의 생활환경 및 재산권, 자연 생태계 보전, 지역 경제 등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다양한 이해관계와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고양시는 성급한 판단을 지양하고 기존 행정절차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주민 의견 경청, 그다음에 지역사회의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친 후 다각적으로 검토하여 본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신중한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산황동 스프링힐스 18홀 증설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히 골프장 증설에 대한 찬반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자연 생태계의 보전과 주민의 생활환경, 토지주의 재산권,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여러 가치가 한 곳에서 충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도 살리고 지역 경제도 살리는 상생의 해법은 없는지, 그리고 오랜 갈등 속에서 산황동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행정적 판단, 오는 12월 31일 사업기간 만료를 앞두고 고양시는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15년째 이어진 산황동 골프장 증설 갈등의 향방에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에콜로지 코리아 이거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