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SK하이닉스 8% ↓
AI부동산경제신문 | 부동산

[서울=이진형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에도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와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13일 현재 코스피가 6000선으로 내려왔다.
반도체 업황과 기업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주가가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다시 드러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수 있을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코스피 급락…외국인 하루 2조원 넘게 순매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2일 전 거래일보다 241.69포인트(3.65%) 하락한 6384.2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종가 기준 7003.74를 기록한 뒤 7000선을 지키지 못했고, 4거래일 만에 약 8.8% 하락했다. 코스피가 64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약 두 달 만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18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순매도에 나섰다. 개인은 약 1조467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역시 4.83% 내린 849.19로 마감하며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매도는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10월 12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누적 순매도 규모도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하락…중국 CXMT 추격 우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12일 4.39% 내린 25만500원, SK하이닉스는 4.52% 하락한 16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실적에서 역대급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실적 호조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반도체주 약세에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개발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CXMT가 차세대 DDR5 RDIMM 서버용 메모리를 연내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중국 업체의 기술 추격이 빨라지고 메모리 시장의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급 업체가 늘어나면 중장기적으로 가격과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2일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이 약세를 보였고, 나스닥지수는 0.44% 하락했다.
다만 중국 업체의 신제품 출시 계획이 곧바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나 메모리 가격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의 성능과 수율, 실제 양산 규모, 고객사 확보 여부 등이 확인돼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실적보다 수급·금리·유가에 쏠린 시선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배경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뿐 아니라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자리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고, 물가 부담이 커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거나 긴축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
실제로 12일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84% 오른 배럴당 106.6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6% 상승한 93.74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증시는 유가 상승과 반도체주 매도세가 겹치며 혼조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도 주목하고 있다.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이는 성장주와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완화되면 시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외국인 매수세 돌아올까…반도체 실적의 지속성이 관건
향후 국내 증시의 반등 여부를 가늠할 주요 변수로는 외국인 현물 매수세의 회복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이 꼽힌다.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더라도, 투자자들이 향후 실적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주가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실적 발표만으로 지수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물가와 금리, 국제유가 등 대외 변수가 안정되는지와 함께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증시 약세를 두고 ‘박스피’ 우려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스피는 코스피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장세를 뜻한다. 다만 단기간의 급락만으로 장기적인 박스권 진입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외국인 수급과 반도체 업황,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국내 증시의 다음 흐름을 결정할 전망이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Copyright © 2026 AI부동산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
